올여름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라오스에서 온 7세 소년 잭(가명)과 소년의 아버지 숌펭(가명)입니다. 잭은 올해로 한국에 2번째 방문입니다. 잭은 한국 땅을 내딛자마자 아빠 손길을 따라 곧장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어떤 이유로 잭은 서둘러 병원을 찾았을까요?

소년의 아버지 숌펭(가명)이 주치의 소견을 듣고 있다. ⓒ명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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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은 순간, 

도와줄 누군가 있다는 건

2018년 4월, 잭은 2층 건물에 떨어지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했습니다. 또래보다 발달이 늦었던 잭은 머리를 심하게 다쳤지만, 라오스 현지 의료 여건 상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라이프오브더칠드런은 2019년 10월. 명지병원 ‘공공의료사업단’과 ‘옥봉교회’와 협력하여 명지병원 소아재활센터에 잭을 초청했습니다. 약 3주에 걸쳐서 정밀 검진을 받고, 그에 따른 운동치료, 언어치료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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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시 모인 이유

치료를 무사히 마친 잭은 라오스로 돌아가 잘 지내는 듯했지만, 열악한 현지 의료 시설과 코로나 상황이 더해 별다른 치료 없이 지내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또한번 접하게 되었습니다. 올해 3월. 명지병원과 옥봉교회, 그리고 라이프오브더칠드런이 잭을 위해 다시 모였습니다. 수차례 회의를 거쳐 비자 발급 등의 문제를 해결한 후 비소로 7월. 잭과 잭의 아버지를 데려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3년 만에 다시 만난 잭은 영락없는 개구쟁이 7세 소년이었습니다.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을  다시 찾은 7세 소년 잭(가명) ⓒ명지병원

잭은 입원 진료를 통해 정밀 검사와 17일간의 재활치료와 귀국 후 자가 재활치료 계획을 수립하고자 했습니다. 소아청소년과와 장애인구강진료센터의 협진을 통해서 노아의 전반적인 건강 및 성장 발육상태를 평가하였고, 모두 양호한 상태로 환아의 연령대 기준 정상 범위 안에 있다는 소견을 확인하였습니다. (소아재활센터)이윤정 소아재활센터장의 처방 하에 근골격계 평가, 대운동 발달, 소운동 발달, 언어 발달, 인지 및 사회성 발달, 영양상태 및 사회경제적 상태에 대한 다학제적 평가 후 1:1 맞춤 재활치료를 시행했습니다.

물리 치료를 받고 있는 잭 ⓒ명지병원

언어 치료를 받고 있는 잭 ⓒ명지병원

평가 결과 잭은 거북목, 척추측만증, 골반비대칭, 양측 외반첨족 등 복합적인 근골격계 문제들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사지 근위약(특히 좌측), 좌측 발목 족저 굴곡, 좌측 손 기능 사용 저하, 주의집중력 저하, 언어발달 지연, 구강운동 감소, 인지 및 사회성 발달 지연 등 전반적으로 3세 전후의 발달 상태로 평가되었습니다. 

즉 잭은 3년 전에 비해 12~24개월 정도 발달이 이루어졌지만,  또래의 아이들보다는 24~36개월 정도의 전반적 발달지연이 있는 상태였습니다. 또한 공격적 행동 등 새로운 정서행동 문제도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및 전산화인지치료, 예술치료를 시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발 보조기를 적용하였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자세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들은 교정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번에 새롭게 발견된 정서 행동 문제에 대해서는 명지병원 예술치유센터(센터장 이소영)에서 참여하여 음악치료와 미술치료를 통해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예술치료를 통해서 비언어적 의사소통 증진과 정서 행동 문제 감소, 창의력 증진 및 보호자의 스트레스 감소 등에 도움을 줄 수 있었습니다.

예술 치료를 받고 있는 잭 ⓒ명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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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너머 희망을 보다

잭은 7월21일(금), 짧은 기간의 아쉬운 한국 방문을 마치고 라오스로 돌아갔습니다. 잭이 라오스에서도 재활훈련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재활치료 장비와 도구들을 라이프오브더칠드런과 옥봉교회에서 선물했습니다.

명지병원 소아재활센터도 잭의 성장발달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비대면 상담과 교육을 지속할 계획입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절망 너머 희망을 보았습니다. 잭과 소년의 아버지는 다시 일어날 용기를 얻은 채, 오늘 하루도 희망의 등불을 켭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내밀어주신 따뜻한 빛의 세상으로! ⓒ명지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