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를 지으면 들어오는 마을 ‘산미구엘’
필리핀에는 ‘죄를 지으면 들어오는 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산미구엘(San Miguel II) 마을이 있습니다. 이름에서부터 섬뜩한 기분을 풍기게 하는 이 마을은 경찰들도 손사래 치는 곳입니다. 수도나 전기도 작년에 들어올 정도로 낙오된 지역이지만,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웃음소리만큼은 끊이지 않습니다.
산미구엘은 하수나 오수 처리 시설이 부족해 마을 입구에서부터 악취가 풍겨옵니다. 오염된 환경으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피부병을 앓고 있습니다. 마을의 가난한 환경은 식수에도 영향을 미쳐, 아이들의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유일하게 마을 초등학교에 설치된 식수대가 있지만. 생명 터와 같았던 이곳마저 물이 끊겨 마을 아이들은 더 이상 정화된 물도 마실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보다 안 좋을 ‘수’ 없다
마누엘은 지난여름 수인성 감염병이 의심되는 질병에 걸려 병원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혼자서만 끙끙 앓다가 겨우 회복한 끔찍한 기억 때문에 마누엘은 씻기는 고사하고 마실 물이라도 있으면 하는 게 12살 마누엘의 소원입니다. 마을 아이들은 아파도 병원 갈 여력이 못 되기 때문에 자가 치유 과정에서 큰 고통을 홀로 감당해 이겨내곤 합니다.
아이들에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선물해주세요
한 번도 병원에 가본 적 없고,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었던 산미구엘 마을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2차례에 걸쳐 질병 및 치과 진료를 중심으로 의료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의료봉사 기간에는 군의관이 동반합니다.) 또한 마을의 생명 터와 같았던 초등학교 식수대에도 정화된 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필터를 교체하려고 합니다. 가난은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본적 삶을 가로막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어리고 힘없는 아이들의 몫이 됩니다.
깨끗한 물은 아니지만 정화된 ‘물’이라도, 치료까지는 아니지만 복용할 ‘약’이라도. 아이들에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선물해주세요. 지금 여러분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