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오브더칠드런

바로후원
SITEMAP

소식

  • 소식
  • 언론보도
home icon

언론보도

언론보도

언론보도

'학교 한끼의 기적' 아이들이 변했다...우간다서 희망 키우기[국민일보]

  • 2024.02.19
  • 648

본문

라이프오브더칠드런, 우간다 영양지원사업 동행 취재

"한끼 식사,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게 됐다"  

 

 

60b98526ca47acee9fd68070fd52b992_1708319570_4312.jpg 

▲ 우간다 골리에 위치한 세인트 스테판 스쿨의 학생들이 아침을 먹고 난 뒤 장난을 치며 놀고 있다. ⓒ국민일보  김승연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오전 8시 우간다 골리에 있는 세인트 스테판 널서리 스쿨(St. Stephen's Nursery School) 앞마당은 밤새 내린 비로 온통 진흙밭이었다. 9월부터 우기에 들어선 우간다는 불규칙적으로 비가 쏟아진다고 했다. 우산을 구하기가 어려운 이곳의 아이들은 비가 많이 내리면 등교를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이 학교 학생들은 모자를 뒤집어쓴 채 하나둘 학교로 뛰어오고 있었다. 본래 등교 시간은 7시 40분까지. 이미 20분 이상 지각인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늦게라도 등교를 했다. 아침을 먹기 위해서였다.

 

 

이 학교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19년부터 NGO '라이프오브더칠드런'(이하 라칠)의 영양지원사업대상이 됐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아침과 점심을 줄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 가정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은 영양 상태뿐 아니라 학업 성취도 좋지 않다. 배가 고파 수업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적 성취를 모두 잡겠다는 목표로 시작된 이 사업은 학교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어왔을까. 국민일보는 라칠과 함께 지난 9~14일 우간다 현지를 찾아 이 변화를 확인했다.

 

 

60b98526ca47acee9fd68070fd52b992_1708319570_6255.jpg 

▲ 우간다 골리의 세인트 스테판 스쿨 주방에서 아침으로 제공될 삶은 달걀 준비가 한창이다. ⓒ국민일보  김승연 기자

 

 

아침 준비가 한창인 주방에서는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메뉴는 포리지(옥수수죽)와 삶은 계란 한 알. 학교는 아이들의 고른 영양을 위해 제한된 예산 안에서 최대한 다양한 영양소를 포함한 식단을 구성했다. 점심은 제철 채소볶음을 얹은 포쇼(옥수수떡)와 콩소스. 일주일에 한 번은 단연 아이들의 '최애 메뉴'인 밥과 고기 조림이 나온다.



식사 시간이 되자 가장 어린 학년부터 차례로 나와 급식대 앞에 줄을 섰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며 다 같이 흥겨운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서 아이들 특유의 생기가 전해졌다. 아이들이 이렇게 밝아진 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 학교 교장 교트루드 에치루잔(33)은 "아침을 주기 전엔 아이들이 배가 고파 학교에서도 졸거나 기운이 없었다"며 "음식이 있어도 나누기보다는 자기 것을 챙기기 바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학교에서 식사를 주면서부터 아이들이 학교를 좋아하게 됐다"며 "음식을 나눠 먹거나 더 어린아이들 식사를 돕는 등 정서적으로도 좋은 변화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성적이 올라간 건 덤이었다. 에치루잔은 "교사들은 더이상 학생들의 낮은 시험점수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고 강조했다.





60b98526ca47acee9fd68070fd52b992_1708319570_4812.jpg 

▲ 우간다 골리의 세인트 스테판 스쿨 초등부 학생들이 아침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컵에 포리지를 담고 그릇에 삶은 달걀을 담아 먹었다. ⓒ국민일보  김승연 기자

 

 

전형적인 농촌 지역인 골리에서는 가족이 먹을 작물을 제외하고 남은 약간의 잉여생산물이 소득의 전부인 경우가 대다수다. 부모는 방학 때 집에 있는 아이들의 세끼 식사를 챙기는 것조차 부담이다. 현지 협력자인 송인진(67) 선교사는 "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이 돌아오면 홀쭉해져 있다. 방학 때면 잘 챙겨 먹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학부모 면담을 하면 방학에 아이들이 부모에게 '학교 가고 싶다'며 떼썼다는 이야기도 듣는다"고 전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아침을 먹고 꿈을 꾸기 시작했다. 이 학교 최고학년인 초등 3학년 알지즈 에셀바(8)는 영어로 묻는 기자의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했다. 줄곧 부족어를 써 온 에셀바는 학교에 다니면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또래보다 영어를 잘 알아듣고 말했다. 수학이 가장 재밌다며 자라서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식사 시간이 끝나자 아이들은 뛰어놀기 시작했다. 에셀바는 그 사이를 조용히 빠져 나와 교실로 돌아갔따. 맨 앞자리에 앉아 익숙한 듯 노트를 펴고 이날 배운 수학 공식을 끄적인다. 밥을 먹고 꿈을 향해 나아갈 힘이 난듯싶었다. 

 

 

60b98526ca47acee9fd68070fd52b992_1708319570_517.jpg 

▲ 우간사 소르티 아멘 지역의 크리스찬 스쿨 학생들이 아침 배식 전 손을 씻기 위해 일렬로 줄을 서 있다. ⓒ국민일보  김승연 기자

 

 

이튿날 아침 방문한 소르티 아멘 지역 크리스찬 스쿨(Amen Christian School)도 아침 배식이 한창이었다. 아이들은 배식 전 일렬로 줄을 서 손을 씻었다. 라칠은 영양지원사업에 위생교육도 넣어 아이들이 질병을 예방하고 식사예절을 배우도록 돕고 있다. 그러나 손을 씻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현지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우간다의 연간 말라리아 감염률은 인구 1,000명당 478명꼴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말라리아는 증상이 나타날 때 검사 후 곧바로 약을 먹으면 예후가 좋아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이에 라칠은 2021년 의료지원사업의 하나로 학교 맞은편에 작은 클리닉(보건소)을 열었다.





60b98526ca47acee9fd68070fd52b992_1708319570_5492.jpg 

▲ 우간다 소르티 지역 클리닉의 임상병리사 오키로 제이콥(왼쪽)과 라이프오브더칠드런 김성규 간사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국민일보  김승연 기자

 

 

8평 남짓한 방에 마련된 클리닉에는 한 명의 임상병리사가 상주하고 있었다. 이 작은 공간 덕에 이 지역 아이들은 말라리아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무료로 말라리아, 장티푸스, 요로감염을 검사받을 수 있다. 모두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노출되나 치명적일 수 있는 질병이다.

 

 

임상병리사 오키로 제이콥(31)은 "아이들 대부분 말라리아 때문에 방문하기에 병을 검사하는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며 "클리닉 덕에 아이들이 아프면 바로 찾아오게 돼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60b98526ca47acee9fd68070fd52b992_1708319570_584.jpg 

▲ 왼쪽부터 크리스토퍼 에보크와 아리카 에보크 남매. 오는 12월에 완공될 집 앞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국민일보  김승연 기자  

 

 

→ 더 자세히 보기 

개인정보처리방침

닫기

이용약관

닫기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닫기